변호사 사무소 최고 입지는 대도시 법원, 검찰청 주변이다. 변호사가 필요한 의뢰인들은 당연히 이들 변호사 사무소 밀집지역을 찾기 마련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무변촌(無辯村, 변호사 없는 마을)에서 개업하는 변호사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염규상 법률사무소(김포시 사우동) 대표변호사는 고정관념을 깨고 무변촌 김포에서 2004년 변호사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런 파격 행보는 그의 이력과 맞닿아 있다. 염 변호사는 법학도가 아닌 경영학도다. 2000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4년 사법연수원을 제33기로 수료했다.
염 변호사는 “사실 처음에는 소위 ‘출세’라는 게 하고 싶었다. 시골에서 가난하게 자라 항상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기에 경영학을 전공하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사법고시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사법고시 응시 동기를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러다가 사법고시시 준비를 하면서 차츰 법이라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일상의 전반에 걸쳐 있고 어떠한 문제의 최종적인 궁극적 해결수단임을 알게 되었다. 다만 법은 힘없고 경제력 없는 약자에게는 한없이 멀게만 느껴지는 영역이다. 그리하여 조금 더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사시 합격 후 무변촌이던 김포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염 변호사는 모내기철 노란 장화를 신은 채로 상담을 하던 농부, 장에 들렀다가 자식 문제 때문에 상담을 하러 왔다면서 보자기를 들고 오신 아주머니, 신도시건설 때문에 헐값에 땅을 뺏겼다면서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시던 할아버지 등 개업 초기 사무소 분위기를 회고했다.
그는 “지금도 그렇지만 사무소가 제가 자랐던 시골 장터 분위기, 그자체였다. 누구나 편하게 자신의 법적 문제를 털어놓고 시원하게 고민을 해결하는 공간이 되었다고 지금도 자부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염 변호사는 개업 당시 초심을 잃지 않으며 김포경찰서 무료법률상담 자문위원, 김포교육지원청 학교밖청소년지원 법률자문위원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2004년 처음 김포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뒤 지금까지 14년째 무료법률상담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제 상담을 받고 문제가 잘 해결되었다면서 손수 햅쌀을 사무실까지 들고 오셨던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재판까지 이르기 전 상담을 통해 고민해 왔던 문제가 해결돼 이제는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다는 말 한마디를 들을 때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자부한다.
염 변호사는 “초심을 잃지 않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과거 변호사 사무실은 변호사를 만나기 어려운 곳이 많았다. 그러나 항상 사무실에 가면 만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 상담부터 재판진행, 서면작성 등 대부분의 일을 사무장에게 맡기기 보다는 직접 하고 있다. 그것이 변호사와 의뢰인 간 혹은 상담자간 신뢰다. 앞으로도 무료상담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한층 더 양질의, 찾아가는,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며 나름의 지향점을 힘있게 강조했다.
출처 : 중부일보
조충민기자/ccm0808@joongboo.com
2017년 05월 09일 화요일
